'암호학'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7.08.28 Cryptonomicon

Cryptonomicon

2017. 8. 28. 21:14 from Lectura



 - 2017.8.11, Neal Stephenson 지음


두 번째 완독. 예전 감상문을 찾아보니 2010년 7월에 처음 읽었다. 거의 7년만에 다시 읽은 책. 아직 읽지 않은 많은 책을 놔두고 같은 책을 두 번 읽은 이유가 무엇일까? 


굳이 따지자면 도전 의식을 일으키는 책이다. 소프트커버도 벽돌 같은 느낌이 든다. 거기에 빽빽한 폰트로 엄청나게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다양한 음식이 마련된 뷔페 같은 느낌. 아마도 한번 방문으로 차려진 음식을 모두 먹는 것이 어려웠던것 아닐까?


두 번째로 읽은 ‘크립토노미콘’은 처음 읽었을때에 비해서 훨씬 즐거운 경험이었다. 대략적인 스토리를 알고 나서 읽었기 때문인지, 다 읽기 위한 조급함 없이 작가의 장광설을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이 책을 ‘무게당 정보량이 가장 많은 책’으로 리뷰 한 내용을 찾았는데, 빈말이 아니지 싶다. 가볍지 않은 책 안에, 암호학, 수학, 컴퓨터, 보안, 하이쿠, 인터넷, 리눅스, 카드게임 등 온갖 주제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빼곡히 채워놨다. 그러면서도 각각의 기술적인 주제에 대한 밀도가 낮아지지 않는 보기드문 작품을 만들어 냈다. 


소설의 궁극적인 즐거움 중 하나는 현재를 벗어나서 다른 시대와 장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가능성이다. 생생한 경험을 위한 소설적 장치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강의를 보는 듯한 상세한 설명도 그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나름의 일가를 이루고 있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인명/개념을 찾기 위해 사전과 위키를 뒤적거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런 경험들이 모두 독서와 연계해서 보다 생생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다.   


기술에 대한 세부 묘사만 늘어놓았다면 이 책이 재미있을리가 없다. 주인공 중 한명은 해킹과 TRPG를 좋아하는 덕후필의 랜디라는 인물인데, 랜디 시점에서 사건이 진행될 경우에는 그야말로 geek스러운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본다. 이게 상당히 재미있다. 요즘 나오는 빅뱅이론의 원조.


이렇게나 geek스러운 작품을 만들어낸 작가도 대단하지만, 이를 즐기는 미국 독자들도 대단하다 싶다.  

'Lectu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nsider Phlebas  (0) 2017.09.17
유럽 문화사 1  (0) 2017.08.30
서던리치 3부작  (0) 2017.08.24
안드로메다 성운  (0) 2017.08.05
로마제국쇠망사 1권  (0) 2017.07.19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