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8.07.30 To Have or To Be
  2. 2017.10.14 Life at the Bottom : The worldview that makes the underclass

To Have or To Be

2018. 7. 30. 09:19 from Lectura



- 2018.7, Erich Fromm


아마존에서 에리히 프롬의 책을 자주 할인해서 읽었던 책이지만 예전 기억도 되살릴겸 구매. 고전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고등학생 시절에 처음 읽고, 영문판으로 다시 읽었다. 좋은 책은 다시 읽으면 새롭게 다가온다. 요즘 내가 고민하는 소비의 문제, 경제에 대한 고민들이 이미 이 책에서 논의되었다. 어렸을때 읽고 나서 기억에 남는 것은 소유하는 삶과 존재하는 삶 사이의 비교였다. 다시 읽고 나니 프롬의 논의는 현대인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프롬의 주장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가장 저열한 물질주의에 기반한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의 문제가 아닌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도 공유하는 문제이다. 우리의 경제체제는 소비가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가정한다. 이를 위해 근면하게 일해서 번 돈을 소비할 것을 권장한다. 이런 대량 소비는 다시 대량의 생산을 필요로 하고, 생산과 소비의 두 바퀴는 영원한 생산력 증대를 향해 굴러가게 된다. 우리의 여가시간은, 프롬에 따르면, 자동차/TV/여행/Sex로 채워진다. 하지만 우리들은 소비를 하면서도 부족을 느끼고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불만족은 궁극적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이런 삶의 방식이 인류 역사와 계속 함께한 것은 아니다. 인류의 스승들은 소유가 아닌 공유와 사랑에 기반한 삶을 설파했다. 비록  당시에도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산 것은 아니었지만, 최대한의 소비와 소유를 바람직한 삶으로 삼지도 않았다. 이렇게 소유에 기반한 삶의 방식으로부터 공감이 아닌 소유 관계로 살아가는 성격유형이 생겨났다. 프롬은 이를 ‘Marketing Character'라고 말한다. 이는 자신의 가치를 직업 시장에서의 교환 가치에 의해 정의하는 성격유형을 말한다. 이러한 유형은 시장에서 유용하다는 평가를 얻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성격을 변화시킨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성격은 ‘명랑하고, ‘건전하고, ‘공격적이며, ‘야망적인’ 성격이다. 스스로가 설정한 가치가 아닌 시장 가치에 맞추어 살아가기 때문에 주도적인 삶을 살기가 어렵고, 소유를 목표로 살아가지만, 자신이 가진 무엇에도 애정을 갖지 않는다. 이것은 고대로부터 완전한 인간 유형으로 이상화된 ‘영웅’과는 다르다. 영웅은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유형이다. 영웅(Hero)이란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사는 존재이다. 그리고 영웅이야 말로 실존하는 삶의 형태이다.  

종교가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시기에는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을 긍정적인 것까지는 아니어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고, 심지어는 종교적인 관점에서 극복해야 할 시련으로 받아들였다. 현대의 인간에게 삶의 시련은 자신의 삶이 잘못되었다는 부정적인 평가 이외의 것이 아니다. 모두들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나만 불행하다면 어딘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원인은 나, 정치, 경제시스템, 사회, 종교 일 수 있다. 오늘날 이처럼 압도적인 물질적인 풍요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불만스러워하는 이유의 저변에는 영웅적인 삶에서의 분리라는 문제가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우리는 ‘영웅’이라는 목표로 부터 멀어지면서 삶의 가치를 잃어 버린게 아닐까?

프롬이 생각하는 존재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면, 신이 없는 영적인 삶(Spiritualism without God)의 개념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류가 삶의 목적에 대해 고민한 내용들은 신화와 종교 영역에 남아있다. 종교에서 신에 대한 숭배를 제외하고 남는 것이 신화이고, 신화란 삶에 대한 인류의 지혜라고 보면, 이 책은 신화가 이야기하는 삶을 풀어서 설명해주는 해설서이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


- 2017.10, Theodore Dalrymple


Facebook에서 만난 Jordan Peterson이라는 교수의 추천도서 목록에서 발견한 책. 그의 추천도서 목록이 짧았고, 그 중에서 그나마 쉽게 읽을만 하여 고른 책이다. 아직까지는 번역이 안된듯 싶고, 아마 앞으로도 이런 책이 번역될 일은 없지 않을까. 


저자는 영국 버밍햄 근처의 병원에서 10년간 근무를 한 의사이다. 저자에 따르면 병원 주변은 낮은 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슬럼가인데, 이곳에서 자신이 관찰한 ‘underclass’의 실상에 대한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꽤나 현학적이고, 내 입장에서는, 읽기 쉽지 않은 문장으로 설명을 하고 있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영국 빈곤층 삶의 실상은 충격적이고, 분석은 흥미롭다. 책 전체를 통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래 문장들로 설명이 가능하다. 


‘Most of the social pathology exhibited by the underclass has its origin in ideas that have filtered down from the intelligentsia.’


‘The combination of relativism and antipathy to traditional culture has played a large part in creating the underclass, thus turning Britain from a class into a caste society.’


아마도 의도적으로 누락했겠지만, 위에서 이야기하는 지식인들은 당연히 좌파 지식인(Liberals)들이다. 저자의 관점에 따르면 현대 영국의 빈곤층은 물질적인 기준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정부의 도움을 통해 자신들의 환경을 개선하고, 스스로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된 데에는 좌파 지식인들을 통해 유포된 모든 관점은 평등하다는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생각과, 개인의 도덕성 보다는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원인을 찾으려는 태도에 있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In Africa, where I have also worked, the poor engage in a cruelly demanding battle to obtain water, food, firewood, and shelter for the day, even in the cities. This battle gives meaning to their existence, and another day lived without hunger in, say, Kinshasa, is a personal triumph of a kind. Survival there is an achievement and grounds for celebration. This is not so in my city, in which subsistence is more or less assured, irrespective of conduct. On the other hand, there are large numbers of people who are devoid of either ambition or interests.’


예전 빈곤층에 비해서 선진국 빈곤층의 문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사회의 발달이 뒤쳐진 상태에서 빈곤층의 문제는 사회 전체적인 발전에 의해 완화될 수 있는 희망이 있었다. 빈민 중에서도 의지가 있고,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보다 쉽게 중산층으로 올라 설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 빈곤층의 문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구조적으로 좌절된 상태라는 점이다. 그들은 보다 나은 세계를 꿈꾸지 못하고, 암울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이미 생존은 보장되었기 때문에 생존 자체가 삶의 가치가 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지만, 교육을 통해서 이런 기회를 얻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노숙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지만, 영국 빈민층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더라도 변화를 거부한다. 정부 보조금으로 잠시 소비 생활을 즐길 이후에는 다시 빈민의 삶으로 되돌아 간다. 


‘The underclass life offers them the prospect of freedom without responsibility, whereas their parents offer them only responsibility without freedom.’


저자는 사회의 구조화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양극화된 사회에서 중산층으로 올라 갈 수 있는 비중은 정해져 있다. 남은 선택은 낮은 임금의 임시직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복지 제도로 인해 생존이라는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하면, ‘포기하면 편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개인의 도덕성을 비난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될까? 빈곤층의 문제를 거의 전적으로 좌파 지식인들 탓으로 돌리는 그의 관점은 동의하기 힘들지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인 영국 빈민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독서 경험.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의 책을 찾고 있다면 추천.   


통찰력 있는 문구들…


‘The entertainment, once found, should require - for it to be truly entertaining - as little active mental contribution from the entertained as possible.’


‘The hold of a church over its society is like the bloom of a grape: once gone, it is gone for good.’


‘I tell the doctors that in all my visits to the white households in the area, of which I’ve made hundreds, never - not once - have I seen any evidence of cooking. The nearest to this activity that I have witnessed is the reheating of prepared and packaged food, usually in a microwave.’


‘They have no cultural activity they can call their own, and their lives seem, even to them, empty of purpose. In the welfare state, mere survival is not the achievement that it is, say, in the cities of Africa, and therefore it cannot confer the self - respect that is the precondition of self - improvement.’

 

‘Many are unable to put their finger on what exactly is wrong : at 30, they are aware only of an absence. This absence turns out to be a lack of any subject for their minds to work upon other than the day - to - day flux of their existence.’


‘The idea that it is possible to base a society on no cultural or philosophical presuppositions at all, or, alternatively, that all such presuppositions may be treated equally so that no choice has to be made between them, is absurd.’


‘I ask what other interests the women and their lovers have in common, and invariably there are none. The day-to-day flux is their whole world : a little shopping, a little cooking, a little tidying up, a lot of television, a visit to the social security office, and a few hours in the pub while the money lasts.’


‘British economist John Vaizey once wrote that any problem that became the subject of an ‘-ology’ was destined to grow serious.’


‘Since criminologists and sociologists can no longer plausibly attribute crime to raw poverty, they now look to ‘relative deprivation’ to explain its rise in times of prosperity.'



'Lectu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Art of Living  (0) 2018.04.12
호모 데우스  (0) 2017.10.22
Consider Phlebas  (0) 2017.09.17
유럽 문화사 1  (0) 2017.08.30
Cryptonomicon  (0) 2017.08.28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