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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25 회사생활을 위해서는 나를 눌러야 하나?

회사 생활을 하고 나서도 한참 만에야 직원으로 일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되었다. 그것은 '나'를 버리고 '상사'가 원하는 일을 상사가 원하는 스타일로 하는 것이다. 사실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 상사가 원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월급을 받는 사람으로 당연한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해야 할 일과 상사가 생각하는 해야 할 일이 다르다면, 당연히 상사가 생각하는 해야 할일을 하는게 맞다. 물론 의견을 전달할 수는 있겠지만, 결정권은 '상사' 가 갖고 있으니까.


하지만, 쉽지 않았던 것은 심지어는 일을 하는 '방식' 마저도 상사가 좋아하는 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 만일 새로운 팀장이 꼼꼼한 성격이라면 사소한 디테일에도 집중해서 실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그만 실수라도 저지르면 그는 당신을 무능력 하다고 낙인찍을 것이다. 만약 상사가 일벌이기를 좋아하는 호탕한 성격이라면 눈에 띄지 않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술도 턱턱마셔주고, 연초 목표 잡을때 두자리수 이상의 성장을 호언장담할 수 있어야 한다. 비록 그것이 현실성이 아주 많이 떨어지는 이야기일지라도...


뭐 이런 거지...

런 룰을 '내면화' 해야 한다. 


몇명의 상사를 모신 뒤로는 이런 부분을 늘 주의해서 신경쓴다. 물론 이해는 간다. 상사는 모두 인간이다. 그것도 결점이 있는... 아무래도 자신의 스타일과 일치하는 형태로 일하는 걸 좋아하겠지. 하지만 직원 입장에서도 바뀌는 상사마다 이렇게 업무스타일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힘들고, 조금씩 상사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꼼지락거리는 정도가 최선이다. 


그런데, 과연 이게 맞는걸까? 이렇게 일의 스타일까지도 상사에 맞추는게 진정 훌륭한 직원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상사는 직원을 살펴서 직원들이 가장 높은 생산성을 올릴 수 있도록 관리할 책임이 있지 않나? 일의 목적, 범위를 지정하는 것도 모자라 스타일까지 자신에게 맞추도록 무의식적으로 강제하는 건 좀 지나친게 아닐까. 사실은 지나친게 문제가 아니라, 이런 형태로 직원을 '관리' 하다보면 직원의 생산성은 정작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당연한 것이,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로 일을 해도 모자랄 판에 상사가 바뀔 때마다 상사의 눈치를 보며 스타일을 조정해야 한다면 어떻게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겠나?


이건 아니잖아?


요즘드는 생각은 저런 식으로 관리하는 상사는 사실 그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다. 관리자란 직원의 생산성을 최우선으로 놓아야한다. 물론 현실은 다르지만, 어쨌든,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스타일이 다르다면 직원이 아니라 관리자가 직원에게 맞춰야 하는 것 아닐까?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