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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문화사 1

2017. 8. 30. 16:26 from Lectura



- 2017.7, 도널드 서순 지음/오숙은 등 옮김


이 책은 180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문화상품의 역사를 정리한 책인다. 통일된 이론으로 제시하기 보다는, 다양한 사실들을 이야기들려주듯 나열하고 있는 책의 특성으로 인해, 짧게 정리된 감상문 보다는 흥미가 있었던 구절 위주로 정리 하였다. 


전부 5권으로 이루어진 책은 많은 분량으로 도전적인 독서 목표를 제시한다. 저자는 머릿말에서 이 책의 목적을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문화시장, 그리고 그 시장을 지탱하는 분업이 이 책의 주제다. 나는 다양한 문화형식의 관례적인 역사들을 단순하게 조합하는 것을 피하여, 문화생산의 시장을 폭넓게 살펴보려고 노력했다."


"이것은 런던 지하철의 승객들, 다른 나라의 비슷한 이들, 또 지난 200년간 그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이들이 평생을 사는 동안 시간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해온 인의 이야기다. 다만 그 영역을 그들이 읽는 것, 듣는 것, 보는 것으로 좁힐 뿐이다.”


자본주의의 생산력이 일정수준 올라가자, 귀족이나 부르주아지를 넘어서서 일반 대중의 구매력이 증대되었다. 이렇게 증대된 구매력, 교육의 확대로 인한 독해력의 확대, 여가신간의 확대로 대중문화를 위한 시장이 발생하였고, 이 시장을 채우기 위한 문화상품들이 판매되었다. 


물론 근대 이전 사회에서도 여가시간을 즐기는 방법은 있었지만,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문화상품의 소비는 두 가지 면에서 구별된다. 바로 ‘유행’을 따른 다는 것과, 문화 소비에서도 ‘투자’라는 개념이 나타난 다는 것이다. 


“문화소비의 발달에서 핵심적인 요인은 유행이었다. 유행은 소통, 동조욕구, 그리고 집단귀속 개념을 수반한다. 특정한 종류의 옷 같은 문화적 물품을 사는 것, 또는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우리가 누구인지 또는 무엇이 되고 싶인지를 알리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다.”


“자본주의적 소비를 다른 소비와 구별하는 특질은 자본주의적 소비는 그 자체가 자신의 이후의 성장을 위한 메커니즘이라는 점이다."


가장 초기부터 주요한 문화상품은 글로 이루어진 매체, 즉 ‘책’이였다. 운반이 쉽고, 그 내용을 반복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곳, 원하는 시간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까지 가장 주요한 문화상품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책이 문화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했다. 


“국어가 성립되면서 많은 가능성이 열렸다. 국어의 성립은 ‘보편’ 어였던 라틴어에 맞선 싸움과 경쟁자가 될 만한 방언들과의 싸움, 이렇게 두 전선에서 벌어졌던 싸움의 결과였다. 라틴어가 사라진 것은 일종의 민주화였는데, 덕분에 새로운 사회집단들이 문화시장으로 들어설 길이 넓어졌으며, 새로운 장르의 글(서사문학과 대중적인 논픽션)이 확산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쇄물(책, 잡지, 정기간행물, 신문)의 팽창은 전반적인 문화산업 팽창의 뼈대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양한 인쇄물 중에서 결국 가장 성공한 문학장르는 ‘소설’이였다. 위대한 고전이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이 나오자, 곧바로 이런 저급한 소설로 인해 일반 대중이 그릇된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을 경계하는 우려가 제기되였다. 


“소설의 눈사태에, 인텔리겐치아-글을 쓰고 논픽션을 읽느라 바빴던-는 심기가 불편했다. 소설은 격이 떨어지는 장르였을 뿐만 아니라 청중을 그릇된 방향으로 꾀었기 때문이었다. 소설은 사람들의 품격을 높여주는 대신 어리석은 오락거리를 대주었다. 이처럼 문화시장의 팽창을 경계하는 반응은 문화사에서 줄기차게 반복되는 후렴구다. 문화시장이 팽창할 때마다, 새로운 기술적 돌파구를 찾을 때마다, 그리고 혁신이 일어날 때마다, 우리는 문명의 종말을 두려워하는 공포의 비명을 듣는다. 오늘날의 교육자와 부모는 아이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비디오게임이 아닌 소설 삼매경에 빠져 있으면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그렇지만 19세기 초에 많은 지식인은 앞으로 중간계급이 소설을 점점 더 많이 읽게 되리라는 전망에 고개를 젓고 있었다."


픽션이 발전하면서 개별적인 장르역시 발전하게 되었다. 초기 민담 등의 소설화를 거쳐, 서간체 소설, 공포소설, 고딕소설, 역사소설 등이 만들어졌다. 이 중 역사소설이라는 장르는 ‘월터스콧’이라는 천재적인 작가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에 의해 전성기를 누렸다. 


“작가들은 스콧의 발걸음을, 주제나 장르가 아니라 스콧이 발견한 시장을 따라갔다. 그것은 ‘교육받은 평균치 독자’였다.”


문화상품이 만들어지자, 이 새로운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진 나라들이 나타났다. 초기의 승자는 영국과 프랑스였다. 


“영국과 프랑스가 패권을 쥔 것은 재능이 골고로 배분되지 않아 다른 나라보다 두 나라가 기적처럼 소설가의 비율이 높아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더 발달하고 더 짜임새 있게 조직된 두 나라 시장이 수요를 만들어내고 더 많은 작가를 끌어들인 덕분이였다.”


이 시기는 또한 신문이란 매체가 탄생한 시기였다. 신문을 통해 책이라는 상품은 독자대중 들에게 전달되었고, 평가되었다. 이런 신문의 경제적 기반은 군주의 후원이나 종교적인 열광이 아닌, 광고였다. 즉, 신문은 태생적으로 대중소비를 후원할 수 밖에 없는 매체이다. 


“신문은 지극히 근대적이고 ‘민주적’인 권력을 행사했다. 언론의 힘은 시장과 소비자, 돈에서 나왔다. 신문발행인은 신도 아니고, 군주도 아니고, 오로지 독자와 소유주, 후원자를 만족시켜야 했다. 사상과 원칙, 소식과 정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하나의 상품, 하나의 일용품으로 변환해야 했다. 신문발행인이야말로 최초의 소프트웨어 상인이었다.”


“신문값이 쌌던 이유는, 신문이 뉴스를 파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은 광고를 파는 사업이었기 대문이다. 광고야말로 당시 신문사업의 진정한 상업적 근간이었다.”


지금도 발행되고 있는 ‘메트로’와 같은 지하철 무가지들은 사실 신문의 발전된 형태가 아니라, 신문의 초기형태인 것이다.  신문의 이러한 특징은 오늘날에도 동일하다. 광고에 의존하는 신문의 태생적인 특성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소비사회에 대응하기가 불가능한 것 아닐까 생각된다. 재미있는 사실 중 한가지는 19세기 당시 신문기자는 저자에 비해 사회적 지위가 낮았다는 사실이다. 즉, ‘고상한’ 창작 활동을 하는 저자와 돈을 받고 글을 쓰는 ‘기자’의 관계에서, 기자라는 직업은 작가에 비해 천시 되었다. 


이 무렵 발전한 ‘연극’과 ‘오페라’ 역시 발전하면서 큰돈을 받는 슈퍼스타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연기자나 운동선수의 벌이는 그가 동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에 어느 정도 비례해서 커진다.”


일단 1편에 대한 정리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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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