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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연인

2024. 4. 20. 19:02 from Lectura

 

- 2024.3.24,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이미선 옮김

 

로맨스 소설을 가장한 문명 비평서. 야하다기 보다는 어른을 위한 로맨스 소설? 사용되는 단어가 다소 직접적이어서 그렇지 파격적으로 야한 내용은 없다고 봐도 좋을듯. 

작가가 이야기한 그 시대의 문제는 현대의 우리에게도 여전한 문제이다. 

 - 문명사회는 미쳐 있었다. 돈과 소위 사랑이라는 것이 사회의 두 가지 큰 광증이었다. 돈이 단연 첫 번째 광증이었다. 개인은 각자 따로따로 미쳐서 돈과 사랑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자신을 주장했다. 
 - 암캐 여신을 차지하려고 다투는 개들은 크게 두 무리가 있었다. 하나는 암캐 여신에게 오락과 소설과 영화와 희곡을 바치는 아첨꾼 무리였고, 다른 하나는 훨씬 덜 화려하지만 훨씬 더 야만적인 족속으로 고기, 즉 돈이라는 진짜 알맹이를 바치는 사람들이었다. 
 - ‘돈만 생가카지 맘씨다. 필요한 것들로 마라자면 우리에게는 거의 다 이씀니다. 돈 때문에 살지 맘씨다’

작가가 일찌감치 예상한 바와 같이 산업화 이후 다른 삶의 목적을 갖지 못한 현대 문명은 맹목적으로 돈을 추구하고 있다. 가정이라는 말은 따뜻한 의미를 잃고, 그냥 모여사는 곳을 지칭하는 말이 되어 버렸다. 부모는 돈을 벌기 위해 쥐어짜이고, 그렇게 번 돈을 아이가 원하지도 않는 교육을 시키기 위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아파트를 사서 한몫 잡기 위해 소비한다. 그리고, 미래의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지출이라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하고 있다며, 위에 서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야 한다며, 그렇게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정당화 한다.
 
  - 코니가 보기에 좋은 말은 전부 그녀 세대에게서 소멸되어 버렸다. 사랑, 기쁨, 행복, 집, 어머니, 아버지, 남편 같은 역동적이고 근사한 말들은 지금 반쯤 죽어 있었고 날마다 죽어 가고 있었다. 집은 우리가 사는 곳일 뿐이고, 사랑이란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되는 것이며, 기쁨이란 즐거운 찰스턴 춤에 쓰는 말이고, 행복이란 점잔을 빼며 남들에게 허풍을 떨기 위해 사용하는 위선적인 말이며, 아버지는 자기 자신의 생활을 즐기는 개인일 뿐이고, 남편이란 함께 살면서 정신적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하는 남자였다. 
 
이런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작가에 의하면 남자는 다시 한번 남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여자들도 여성스러워질 것이다. 모든 돈을 쫓는, 암캐 여신을 쫓는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 일그러져 있다. 보기 흉하게 돈의 노예가 된 삶. 이것을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남자와 여자의 성적인 결합을 통해, 관능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 전혀 논리적이지 않고 황당한 소리처럼 들린다. 

보노보와 침팬지의 차이를 아는가? 두 유인원 종류는 지구상에 현존하는 어떤 동물보다 인간과 가깝다. 처음에 학자들은 둘을 같은 종으로 구분했다. 둘다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며 식습관이나 외양이 비슷하기 때문인데, 사회적 협력을 위한 행동전략에서 차이를 보인다. 침팬지는 인간과 비슷하다. 폭력, 위협, 외교 등의 전술을 활용한다. 이에 반해 보노보는 섹스를 상호 협력의 수단으로 삼는다. 

로렌스의 주장이 그렇게 황당하기만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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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