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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 Misérables

2012. 12. 25. 16:27 from 내가 쓴글





올해 본 영화 중에 가장 큰 감동과 기억에 남을 시간을 선사한 영화이다. 


불행하게도 19일에 선거 뒤 본 다음, 영화가 끝나자 마자 출구조사 발표를 보고 맨붕상태에 빠지게 된 사연도 있긴 했지만... 크리스마스인 오늘 조조할인으로 두 번째 보고 나니 영화 자체에 대해서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레미제라블이라는 이 영화가 나오기 위해서는 서구의 재능있는 사람들이 많은 기여를 한 점을 먼저 떠올려야 할듯 싶다. 


우선 이 이야기의 배경은 1815년과 1832년 사이의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있다. 그 뒤 1862년에 빅토르위고의 소설이 나왔다. 이를 프랑스에서 1980년에 뮤지컬로 만들었고, 다시 1985년에 카메론 메킨토쉬가 영어버전으로 브로드웨이에 올렸다. 이런 배경 위에 2012년에 영화가 나오게 되었다. 


내가 영화를 보며 느낀 감동의 상당 부분은 저 위에 열거한 '제작자'들이 의도한 것들이리라...


2시간 30분의 이야기 속에 종교, 구원, 인생, 사랑, 정치, 혁명, 도덕, 희생... 모든 키워드 들이 녹아들어있다. 등장인물들의 삶의 궤적이 너무나 명확하게 정제되어있기 때문에 거의 신화에 가까울 정도이다. 물론 영화에서는 각 인물들이 정형화되어 나타나기 보다는 피와 살을 가진 인간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배우들과 감독의 공일듯 싶다. 


여기에 놀랍도록 귀에 친숙한 멜로디로 무장하고 무대위에서는 즐길 수 없는 다양한 배경을 눈앞에 펼쳐주니 감동을 받지 않을 수가 있을까?


혁명에 성공헀지만, 다시 왕정이 들어선 프랑스의 역사적 경험과 우리나라의 현상황이 일부 겹쳐지기도 하지만, 19세기의 프랑스 민중(Les Miserables)과 오늘날의 한국의 노동자들을 동일시 하는 것은 무리이리라. 오히려 저렇게 피를 흘리며 쟁취한 권리를 갖고도 자신들 위에 군림하는 정치세력에 투표하는 한국의 상황은 프랑스의 혁명당시처럼 명쾌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고 깃발을 휘두르는 대중과 고통으로 점철된 삶을 극복하고 결국 삶에서 희망을 찾은 장발장의 인생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감동을 만들어낸다. 


다른걸 제쳐두고라도 이 영화에서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가 느끼는 절망, 분노를 공감할 수 있다. 비록 시대와 상황이 다르더라도 화면에서 울고, 절규하는 주인공들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낭비하며 살아온 인생을 참회하며 울부짖는 장발장, 인생의 바닥에 떨어져 즐거웠던 예전을 회상하는 팡틴,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에 가슴아파하는 에포닌, 혁명 동지들이 가버린 건물에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이야기하는 마리우스는 모두 화면을 보는 관객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 눈물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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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