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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0.09 Sex at Dawn

Sex at Dawn

2019. 10. 9. 18:23 from Lectura
 
  • 2019.9, Christopher Ryan and Cacilda Jetha
 
제목에 낚여 큰 기대 없이 구매한 책이었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 책.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인간의 본성은 일부일처제와 맞지 않고, 여러 과학적 증거를 통해 ‘난혼’이 ‘자연스러운’ 성생활 방식이었다는 주장을 한다. 생각해보면 그럴 듯한 주장이다. 일정한 주거도 없이 프라이버시도 보장되지 않는 자연상태에서 지금과 같은 독점적인 일부일처제가 가능했을까? 적어도 우리와 진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척들인 침팬지와 보노보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암수의 체격차, 페니스의 길이와 정소의 크기 등으로 비교해보면 인간도 침팬지 혹은 보노보와 유사한 성생활을 영위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성생활 방식은 농경사회의 도래와 함께 일부일처제로의 문화적인 변화를 겪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한 주장이다.수렵채집 생활 방식은 전반적으로 ‘부족함’에 기반한 것이 아닌, ‘풍족함’에 기반한 사회였다. 농업을 시작하기 전 인류는 필수적인 생존을 위해 일해야 하는 시간이 오히려 적었고, 고고학적인 증거를 통해 농경시대보다 균형이 잡힌 식생활과 영양상태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경하에 남여간의 성적인 결합도 소유에 기반하지 않은 상태로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즉 우리의 생물학적인 성생활은 ‘난혼’에 가깝지만, 사회적 변화로 인한 문화적 성생활은 ‘일부일처’로 변화된 것이다.
 
  • “Just as Westerners’ behaviour is understandable in relation to their assumption of shortage, so hunter- gatherers’ behaviour is understandable in relation to their assumption of affluence. Moreover, just as we analyze, even predict, Westerners’ behavior by presuming that they behave as if they did not have enough, so we can analyze, even predict, hunter-gatherers’ behaviour by presuming that they behave as if they had it made.
  • The cultures we’ve reviewed, from steamy jungles in Brazil to lake-side Himalayan foothills, have each developed mechanisms for minimizing jealousy and sexual possessiveness. But the opposite also happens. Some cultures actively encourage the impulse toward possessiveness.
 
저자들은 다양한 층위에서 우리 조상들의 ‘난교’의 증거를 제시한다. 침팬지 보노보와의 비교, 남자 성기의 모양을 통하여 우리 조상들은 짝짓기 경쟁이 아닌 ‘정자경쟁’을 했을 것 이라는 가설, 진화적으로 불필요한 여자의 오르가즘에 대한 가설, 관찰가능한 수렵채집인들에 대한 관찰결과 등을 예로 든다. 재미있는 가설은 원래 ‘난교’를 통해 경쟁하던 남자들이 일부일처제를 통해 경쟁의 필요성이 없어지자 건강한 정자를 생산할 유인을 잃어버렸고, 아마도 이런 것이 많은 불임부부가 발생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가정이다. 
 
  • The most recent estimates show that sperm dysfunction affects about one in twenty men around the world, being the single most common cause of subfertilility in couples(defined as no pregnancy after a year of trying). Every indication is that the problem is growing steadily worse. Nobody’s maintaining the spare fridge much anymore, so it’s breaking down.
 
과연 현대사회의 일부일처제는 실패하였는가? 수렵채집사회가 ‘난혼’ 사회였다고 가정하자, 농경사회로 진입하면서 일부일처제가 만들어지고 주도적인 결혼의 형태로 정착 되었다고 가정하자. 이제와서 우리들의 생물학적 본능이 일부일처제와 맞지 않는 면이 있다고해서 그 제도를 벗어던질 수 있을까? 농경사회가 소유에 바탕을 둔 사회구조이기 때문에 남여관계역시 소유에 바탕을 둔 제도로 변하였다고 한다면, 오늘날 그 바탕이 된 소유관계는 얼마나 변화가 있었을까? 아직까지는 일부일처제의 영향이 남아있는 시대에 일부일처제의 영향이 강한 나라에서 가족을 이루고 살 수 있었던 것이 행운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들이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회적인 상상력의 필요성인듯 하다. 어떤 제도가 됐던, 우리들의 성생활은 최고로 행복한 상태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 분명하고, 현대사회가 변화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문제점이 커질 수도 있다. 앞으로 다가오는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형태의 남여관계를 찾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분명히 ‘상상력’이고, 이러한 상상력은 과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할때 의미있는 해답이 될 수 있다. 
 
  • “The people I feel sorry for are the ones who don’t even realize they have any other choices beyond the traditional options society pres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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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