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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의 심리학

2020. 5. 8. 17:28 from Lectura
 
  • 2020.4, 키마 카길 지음 / 김경아 옮김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더 먹는 것과 운동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단순히 체중을 줄인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먹는 것에 따라 많은 것이 좌우된다는 것을 깨달은 후로는 더욱 조심해서 먹으려고 한다. 예를들면, 매운 음식의 경우 먹을 때는 잠깐 맛있지만, 그 뒤로는 속이 불편한 것이 좋지 않아 잘 먹지 않는다. 
 
이 책은 현대인의 상습적인 과식과 소비주의 문화를 연결해서 설명해 주고 있다. 과식이 단순히 개인적으로 과도하게 음식을 섭취하는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소비를 조장하는 현대 사회의 보다 깊은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이미 대부분 몸으로 느끼고 있는 사실이지만 잘 정리된 책으로 만나는 것도 결심을 새롭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끝없는 소비의 고리는 가장 먼저 초정상자극에서 시작된다. 설탕, 포르노, 광고와 같은 초정상자극은 결국 자극에 무디게 만들고, 더욱 강한 자극을 찾도록 만드는 매개체이다.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삶의 여러 측면에서 초정상자극을 찾아내서 피하는 생활방식이 필요하다. 
 
  • 쾌락을 추구하는 일이 인간을 자멸로 이끌 때는 초정상자극(supernormal stimulus, 진짜보다 과장된 모형이 더 강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현상으로 동물학자 콘라드 로렌츠와 니코 틴버겐이 발견했다) 이라는 용어처럼 지나친 자극에 끊임없이 노출돼 단순한 즐거움을 더이상 느끼지 못할 때다.
 
소비문화는 이렇게 만들어진 충족되지 않는 욕망을 교묘하게 파고든다. 만족되지 않는 욕망은 또다른 소비를 통해 충족될 수 있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새로운 소비를 촉진시킨다. 
 
  • 소비문화에서 사용되는 이상화된 이미지와 서사는 그 상품이 치유해줄 것이라 여겨지는 결핍의 느낌을 우리 내면에 만든다. 이처럼 채워지지 않는 욕망은 기대를 채우려는 더 절박한 시도를 낳아 결국 소비를 증가시킬 수 밖에 없다. 곧 소비주의에 기대 심리적 욕구를 채우려 들면 과소비와 과식을 하게 된다. 
 
이렇게 범람하는 미국 소비문화의 기원을 1960년대 반문화운동의 실패에서 찾는다. 즉, 60년대 이후 시스템적인 개혁보다는 개인적인 향상에 집중한 중산층 문화가 소비주의 확산에 기여했다는 관점이다. 이런 관점은 소비주의에 대항하기 위해서서는 개인적인 각성 만이 아니라, 시스템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 [나르시시즘의 문화]에서 크리스토퍼 래시는 나르시시즘이 널리 퍼진 동시에 매력적으로 인식되는 문화가 되었다고 말한다. “1960년대 반문화운동 이후 미국인들은 오직 개인적인 일에 틀어박혔다. 사람들은 삶을 어떻게든 의미 있게 개선할 희망을 잃었고 이제 의미 있는 일이라고는 정신적인 자기계발일 뿐이라 확신했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발레나 벨리댄스 수업을 들으며 동양의 운동에 몰두하는 것… 프로그램으로 승격되고 진실성과 자각이라는 표현으로 포장되는 이런 활동들은 그 자체로는 무해하지만 정치로부터 후퇴와 가까운 과거에 대한 부정을 뜻한다.”
어쩌면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바와 같이 현대의 아주 근본적인 문제는 모든 삶의 고민을 ‘소비’를 통해 해결하려는데 있는듯 하다. 고대의 신들을 잃어버린 현대인은 소비라는 새로운 우상을 숭배하고 있다. 우리는 삶 자체를 소비라는 행위를 통해 이어간다. 소비가 동반되지 않는 활동을 생각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이다. 이러한 경향은 점점 더 속도를 내고 있고, 상황을 그렇게 놔둔다면 더욱 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 과소비의 해결책은 마케팅과 광고 전문가들이 우리를 설득하는 것처럼 또다른 형태의 소비가 아니라 소비를 줄이는 길밖에 없다. 
 
소비와 물질만능주의, 광고에 삶의 주도권을 내어주어서는 안된다. 그대 삶의 주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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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