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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의 노래

2017. 1. 16. 00:58 from Lectura




- 2017.1, 댄 시몬스 / 김미정

인도의 캘거타를 무대로 펼쳐지는 공포소설. 캘거타의 슬럼가에 대한 묘사가 무척이나 생생하다. 인도여행은 한번도 안다녀왔지만, 사람들이 왜 인도여행에 대해서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댄 시몬스의 첫 작품이라는데 히페리온이나 일리움에 비하면 장광설이 덜해서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음울한 분위기에 빠져들어서 이틀 사이에 모두 읽고 말았는데, 그만큼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는 능숙하다. 

괴물이나 귀신이 나와서 사람들을 죽이는 내용이 아닌, 신화적인 배경에 현실과 환상을 교묘하게 섞어서 이야기를 풀어냈기 때문인지, 평소 공포소설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책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제 무서운 이야기를 해줄께’와 같은 전형적인 공포소설의 패턴을 따르지 않고, 음산한 분위기의 urban fantasy에 가깝게 진행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소설을 다 읽고나서도 M. 다반의 존재가 무엇이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이성적인 설명이 가능한 해석이 있고, 신화적인 기적으로 생각할만한 해석이 있다. 무엇을 택할지는 독자에게 맡겨놓은 것이겠지만, 이런 애매모호함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중간에 작가협회 회장이 캘거타의 어두운 면을 토착적인 인도 문화의 다른 점이라고 주장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비인간적이며 절망적인 자기 도시의 상태를 문화 상대성에 입각해서 변호하려는 그의 논리는, 여전히 일부분에서 전근대적인 모습을 보이는 우리나라와도 겹치는 지점이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진실은 간단하지 않다. 


Posted by 중년하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