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야기들
조직이나 국가의 흥망성쇠는 무엇때문인가?
중년하플링
2004. 8. 9. 16:39
Michael Kanellos (ZDNet Korea) |
2004/08/06 원문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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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보니 부자가 됐지만 혼란스럽다?" 한 애널리스트가 MS의 고질적인 제품지연을 두고 한 말이다. 이런 상황은 인텔도 마찬가지다. 두 회사 직원들은 지난 날 엄청난 성공과 불확실한 미래 사이에서 무척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
![]() ‘이 골치 아픈 문제에 도전해 볼까? 아냐, 그냥 집에서 스낵이나 먹으면서 TV나 보자’ 이 같은 ‘풍요로움에서 비롯되는 마비 증세’는 거대 조직의 붕괴에 관한한 최고의 책으로 꼽히는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멸망사'의 주요 테마이기도 하다. 6권으로 된 이 책에서 기번은 로마의 정치·군사 지도자들이 통치보다는 축제에 몰두하게 된 과정을 기술했다. 로마는 끊임없이 영토 확장을 원했지만 다양한 기후와 종족을 포용하고 거대한 영토를 지배할 능력은 부족했다. 1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는 영토 확장에 따른 이러한 문제점을 직시했지만 나중에는 그의 비전도 흐릿해졌다. 기번은 "초기 7세기는 승전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아우구스투스는 세계 정복을 향한 깃발을 거두고 중용의 정치를 구현하려 했다"고 기술했다.
지금의 MS, 인텔은 고대 로마와 비슷한 상황이다. MS는 롱혼을 통해 발전된 검색기술과 동적인 인터페이스를 구현하고 원도우를 64비트 세계로 진출시킬 계획이다. 또 회사내 여러 개의 팀이 게임 콘솔, 휴대폰용 소프트웨어, 그리고 TV용 제품 개발 작업 등 다양한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MS에겐 불편한 일이지만, 리눅스와 구글이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MS는 이들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전략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텔을 보자. 이 회사의 서버, 데스크톱, 노트북용 칩 개발 프로젝트는 지연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부문은 계속 적자를 내고 있으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를 따라잡기 위해 2000년부터 시작한 휴대폰용 칩 부문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해 더 많은 수익을 기대했던 플래시 메모리 부문에서는 오히려 고객이 줄었다. 사령부에 비해 최전선의 상황은 좀 나은 편이다. 인텔이 미국에서 설계한 펜티엄4 기본 아키텍처는 과도한 발열 문제로 출시 계획이 연기된 반면 이스라엘에 위치한 설계팀은 노트북용 펜티엄 M 프로세서 개발에 성공했다. 이스라엘에서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2006년이나 2007년경에는 데스크톱용 칩이 생산될 예정이다. 물론 인텔과 MS의 관점은 다르다. 롱혼은 이전 3가지 버전의 윈도우에 비해 혁신적인 업데이트로 평가받고 있다. 롱혼은 출시가 여러 번 지연되기는 했지만 윈도우95만큼 데스크톱 운영체제의 혁신적 개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MS는 신흥시장에서 리눅스에 맞서기 위해 지난 18개월 동안 많은 외교적인 노력을 해왔다. MS는 ‘국가 기술책임자’, ‘공공부문 책임자’와 같은 직책의 직원 600여명을 브라질 등에 배치해 공무원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문제, 교역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규제 등에 관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MS의 행보는 미국이나 유럽 입장에서는 우려의 대상이지만, 세계화 추세에 적극 참여하려는 요르단, 폴란드와 같은 국가들에서는 환영을 받을 만한 것이다. MS 공공부문 사업담당 부사장인 매기 윌더로터는 “우리는 이들 국가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이 최근 직면한 문제들은 과거 리콜이나 2000년 램버스 관련 사태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광범위한 영역에 따른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아무리 좋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MS와 인텔이 3개 또는 4개 분야에서 동시에 전쟁을 치르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애널리스트인 아속 쿠마는 "인텔은 인원 보강으로 각 프로젝트 일정을 앞당기려고 하지만 이 전략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마의 경우 결국 상황에 끌려가는 신세가 됐다. 395년 마지막 위대한 황제였던 테오도시우스가 죽은 후 제국은 양분돼 두 아들인 아카디우스와 오노리우스가 각각 통치하게 됐다. 기본은 "오노리우스는 열정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황제의 직분을 강력하고 유능한 스틸리코에게 맡겨두고 황제인 자신은 닭모이나 주면서 시간을 보냈다" 현재 MS나 인텔은 분명히 아주 막강한 회사지만, 스티브 발머가 닭의 모이나 주는 상황이 된다면 종말이 앞당겨 질수도 있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