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의 칼럼리스트인 마틴 울프는 미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악화에 대해 찬반 논쟁과 함께 그 위험성에 대해 진단하고 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문제는 그 대안인 세계경제 부진보다 낫다는 점에서 차선이지만 달러 급락 가능성, 세계자본의 비효율적 사용, 자본 흐름의 급반전 가능성 등을 내포하면서 무엇보다도 먼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치명적 단점을 갖고 있다. 그는 미국 경상수지 적자를 우려하는 이유로 △ 미국의 지나친 저축 부족 △ 나머지 세계의 자본 낭비 가능성 △ 자본유입 반전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안정성 등 3가지 요인을 지목한다(原題: "Martin Wolf: America’s dangerous deficit," FT, 8/24).
美 경상수지 적자에 대한 찬반 논쟁
미국 경상수지 적자가 중요한가? 나는 지난주 그렇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악화는 세계 경제의 가장 현저한 특징 가운데 하나이므로 그에 대한 판단은 매우 중요하다.
적자가 중요치 않다는 주장은 자신의 국부론에서 중상주의자에 대한 아담 스미스의 공격으로까지 소급된다. 스미스는 경제활동 목적은 저축이 아니라 소비에 있다고 주장했다. 무역적자를 통해 일국은 생산한 것 이상을 소비할 수 있다. 이것은 좋은 것이다.
보다 기술적으로 말해서 보다 저렴한 자본 비용으로 미국은 높은 생활수준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투자수익이 본국에서 보다 미국에서 클 경우 나머지 세계의 생활수준도 높아질 것이다. 나머지 세계에서 미국으로 자본 수출은 따라서 윈윈 명제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런 논거가 옳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미국의 적자를 우려하는 이유로 △ 미국의 지나친 저축 부족 △ 나머지 세계의 자본 낭비 가능성 △ 자본유입 반전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안정성 등 3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미국 적자를 우려하는 요인들
前 미국 재무부 장관이고 현재 하바드 대학교 총장인 로렌스 서머스는 워싱턴에 소재한 IIE에서 발표한 자신의 니콜라스 강연에서 이 가운데 첫 번째 요인을 강조하였다. 그는 미국의 GNP 대비 저축률이 사상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감가상각을 공제한 순 국민저축은 순국민생산 대비 2%에 불과하다. 따라서 미국의 순투자 가운데 3/4 가량을 외국인들이 공급하고 있다.

나머지 세계가 이런 갭을 보충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저축 부족이 왜 문제가 되는가? 그 해답은 외국 저축 수익이 미국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이런 저축 부족은 자신들의 미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데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물론 자본유입 확대가 전반적인 투자율을 높일 경우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본유입 확대에 상응하는 것은 공공 및 민간 소비이고 따라서 순투자의 지속적 확대가 아니라 낮은 저축을 초래한다.
미국 저축이 그토록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에는 △ 국민소득에서 민간저축 비중의 장기적인 하락 경향 △ 최근 막대한 적자로 인한 정부 저축의 대반전 등 2가지 추세가 작용하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가 재정적자를 초과하고 있으므로 미국은 현재 총과 버터를 모두 즐기고 있다.
둘째 요인은 판이하다. 나머지 세계는 미국에 자신들의 총저축 가운데 1/10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 빈국에서 세계 최고 부국으로 이러한 저축 이전은 불합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자본시장, 국내정책의 비효율성을 시사한다.
셋째로 자본유입 반전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을 들 수 있다. 이 위험은 가시화되고 있지 않다.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이고 주요한 보유 자산이므로 미국의 금융 부채는 달러로 표시되거나 또는 그들 가격이 신축적인 실물 자산에 대한 청구권으로 표시된다. 미국은 타국에 그토록 파괴적으로 판명되고 있는 외환불균형(currency mismatches)에서 타격을 입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세계 최대 채무국이 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달러 약세에 대한 헤지 수단을 전혀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채권자들의 리스크를 악화시키고 있다. 또한 그들은 자본유입이 대폭 축소될 경우 미국이 실질 실효 환율의 대폭 절하를 필요로 한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다. 순투자 소득의 악화 전망을 감안할 때 경상수지 적자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도 획기적인 평가절하가 필요할 수도 있다. 수입과 균형을 유지하려면 미국 수출이 50% 증가해야 한다. 수출품의 상대가격이 대폭 하락할 경우 무역수지 균형을 위한 수출 물량 확대가 더욱 커질 것이다.

이 때문에 민간 채권자들은 미국 자산의 기대 수익이 증가하는 노출 위험을 상쇄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신흥시장에서 발생했던 것처럼 타국의 자금 인출 공포는 환율 변화를 통해 더욱 증폭될 수 있다. 외국정부들에 의한 막대한 외환시장 개입이 없을 경우 이것은 아마 벌써 발생했을 것이다.
차선이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는 美 경상수지 적자 행렬
적자는 왜 중요한가? 세계는 도처에서 과잉저축을 흡수하기 위해 미국의 거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미국은 현재처럼 막대한 적자 기조를 지속할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 또한 막대한 재정적자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이 없었다면 증시 거품 붕괴 후 미국 수요를 유지하기 위해 아마 제로 금리와 같은 극적인 통화 팽창정책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것은 다른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에 불안정한 효과를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의 악화에 대해 우려할 만한 타당한 이유들도 있다. 미국인들은 투자보다는 소비에 충당되는 대외 적자 확대가 자신들에게 미치는 충격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 나머지 세계는 자신들의 저축을 생산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데 대해 우려해야 하고 또한 미국의 점증하는 보호주의의 잠재력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양방은 자본흐름의 불안정한 반전의 잠재력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
미국 적자의 지속적 증가는 그 가능한 대안인 세계경제 부진보다 나은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그러나 수락 불가능한 것에 대한 대안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은 세계경제의 신중한 옵저버들의 우려를 자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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