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ctura

[책읽고정리하기] 풍요한 사회

중년하플링 2007. 7. 8. 08:33

2007.7

존 캐네스 갤브레이스

최소한 지구상에서 발전된 나라라고 불리우는 몇몇 나라에서는 더이상 생산이 문제되지 않는다. 그런 몇몇 나라에서 사람들이 아직도 행복하게 살고 있지 못하다면 그것은 생산이 부족해서 즉 사용할 물건이 부족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다라는 것이 이 책에서 갤브레이스 교수가 40년 전에 주장한 내용이다. 그는 혼자서 경제학을 독학한 다른 이들에게서 인정 받지 못하는 제야 경제학자(?)도 아니고, 아무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독특한 주장을 담은 급진적인 사상의 저자도 아니다. 그는 하버드대학의 교수를 역임할 정도로 주류 경제학에 정통한 학자이다. 그런 저자의 저작에서 내가 인터넷에서 발견했던 신선했던 생각을 다시 만난다는 것은 즐거운 기쁨이었다.

1. 현대의 경제학은 과거 생산이 부족했던 시절의 문제의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때문에 이미 생산이 문제되지 않는 오늘날에도 통념의 힘을 빌려 생산을 강조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2. 계층간의 갈등을 강제적인 재분배가 아니라 생산의 증대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때문에 이러한 경제학의 오류는 수정되는 것이 아니라 강화된 형태의 통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3. 그러나, 현재 몇몇의 나라에서는 이미 더 이상의 생산이 불필요할 정도로 생산량 자체는 충분한 상태이다.

4. 생산이 충분하기 때문에 마케팅 등을 활용해서 인위적인 욕구를 만들어내어야 그나마 수요를 유지할 수 있다.

5. 이러한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수요등의 이유로 공공부분은 점점 약화되고 민간부분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6. 우리의 균형잡힌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분을 더 강화해야 한다. 또한 물적투자에 비해 뒤쳐진 인적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7. 이를 위해서는 판매세등을 통한 세수확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생산이 더 이상 중요한 이슈가 아니라는 통찰은 이책을 통해 접한 생각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단초이다. 신선한 생각이었다. 그의 저작이 나온지 4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내년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전하고, 또 그해의 GDP를 중계하는 언론들을 보면 갤브레이스 교수가 주장한 가장시급하지는 않지만, 통념에 의해 중요한양 주장되고 있는 생산이라는 주장이 여전히 강력하게 남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통념에 기대는 한 오늘날 이루어지는 많은 현상들을 정확하게 볼 수 없게 된다. 예를 들면 현재 전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은 그 생산능력 때문이 아니라 그 소비능력 때문이라는 패러독스를 이해할 수 없다. 또 회사안에서 벌어지는 별로 생산적이지 않아보이는 활동 들이 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으며 그런 활동을 하는 조직과 인력이 유지되는 신기한 현상에 대해서도 이해를 할 수 없게된다.

생산의 중요성이 역사적으로 감소된 오늘날은 어쩌면 지상낙원을 건설하려는 인류의 꿈이 그 실현에 가장 근접한 시점이 아닐까? 아울러 그 생산에 따른 부작용이 가장 심화된 역사에 유래없는 환경오염과 파괴가 가장 극에 달한 시기일 수도 있다. 이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생존하기위해 노동을 해야 하는 에덴에서 받은 저주를 벗어난 인간이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보다 근원적인 질문의 답을 구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