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ctura

[책읽고정리하기] 대한민국 개조론

중년하플링 2008. 11. 24. 16:11
2008.11

 예전에 살까 마음먹고 있다가 놓친 책이다. 도서관에서 발견해서 집어왔는데... 생각보다 밀도가 높지 않은 책이다. 책 말미에 보니 저자도 근 한달 사이에 모두 썼다고 하는걸 보니 역시 높은 밀도를 목적으로 쓰지는 않았던듯. 유시민 전 장관이 복지부 장관직을 지내면서 생각했던 현재 우리나라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특히 복지정책 쪽으로)을 정리한 책으로.. 마치 앞에 앉아서 차분하게 설명해주듯 이야기하기 때문에 금세 읽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민주국가의 왕인 국민들에게 듣기 싫은 직언을 하는 신하와 같은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많은 답답함을 느꼈으리라...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사람들은 비교적 불행한 편인 나라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은 사실 우리나라 국민이 행복해지는 급진적인 길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경쟁이 심하니 경쟁을 줄이자거나 성장이데올로기가 문제이니 저성장 국가를 만들자거나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주아주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문제 제시와 그 해결방안을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온건한 혹은 중도적인 혹은 보수적인 해결방안 조차도 우리 사회에서는 진지하게 토론되거나 실행되지를 않는다. 우리는 토론이 없이 일을 한다. 

 -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외수의존적인 통상국가로 설정하였다. 이 방향설정은 그 이후 유효하며 앞으로도 유효한 전략이다. 왜냐하면 지금에 와서 수정하기에는 우리가 너무 멀리 왔기 때문이다. 
 - 현재 대한민국은 성장의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잠재경제성장율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고, 제조업 이후의 성장 동력도 찾지 못하고 있다. 
 - 이에 대한 대답은 선진통산국가와 사회투자국가이다. 
 - 선진통산국가란 지금까지의 수출 위주 경제정책을 그대로 가져가고.. 이를 오히려 확대하겠다는 정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단순히 자본투입율을 높이거나 임금을 낮추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다.
 - 사회투자국가란 이와 같은 선진통산국가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람에게 투자하고 사회안전망을 확대하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책이다. 
 
 이와 같은 문제제기와 해법제시에 이어서 다양한 사안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나열한다. 해외 입양아 문제, 제조업 성장 정체의 해결방안, 정책 부재의 좌파와 우파 비판, 의료보험문제, 국민연금 문제 등등... 이런 문제들을 이성적으로 토론하고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정당정치, 언론, 토론문화, 선거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이런 구조들이 바뀌기 위해서는... 바로 국민이 바뀌어야 한다 라고 이야기한다. 

 유시민은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에게 호소한다. 

 '제발 생각을 바꿔주십시요. 지금 이 나라가 위험합니다. 이런 문제들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 정치권에 언론에 맡겨두어서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바뀌어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것인가? 비록 많은 사람이 귀기울이지 않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작업이기도 하다. 

 생활속에서 바꾸는 방법.. 그저 주위 사람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보여줄 수 밖에... 그렇게 한걸음씩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바뀐 이 나라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